엘리스의 나라

 

 

비만의 주범-건강의 적 지방, 과연 나쁘기만 하나?

 

과유불급,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음식이나 약의 경우 특히 그렇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잘못 전달된 정보, 단점에 대한 과장된 설명으로 인해 필요한 양마저도 취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많다.

 

기름, 지질(脂質), 유지(油脂)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지방이 그렇다. 지방은 비만의 주범으로, 몸매를 망가뜨리는 몹쓸 놈으로 인식되어있는데, 이 중에서도 '포화지방'은 대중들에게 가장 큰 미움을 받는 존재다.

 

포화지방-불포화지방, 뭐가 다른가?

 

지방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다. 흔히들 포화지방산은 동물성 기름이고 불포화지방산은 식물성기름이며, 포화지방산이 건강에 해롭고 불포화지방산이 건강에는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추가되어야할 부분이 있다.

 

포화지방산은 주로 쇠고기, 돼지고기, 버터 같은 동물성 기름에 많이 들어있다. 같은 동물성기름이지만 생선, 물개기름은 불포화지방산으로 분류된다. 식물성지방은 주로 불포화지방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식물성지방에서도 야자유, 팜유는 포화지방산으로 분류된다.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을 나누는 기준은 일단 화학식에서 살펴볼 수 있다. 뼈대를 이루는 글리세롤-지방산 결합에 탄소의 사슬이 쭉 붙어있는 것이 지방이다. 탄소에 수소가 결합되고, 수소에 다시 산소가 결합한다.

 

여기서 탄소에 수소가 부족함 없이 결합되어있으면 포화지방산이다. 포화지방산은 성질이 매우 안정되어 있어 낮은 온도에서는 하얗게 굳는다. 열이나 압력을 가해도 쉽게 변성되지 않으며 보관이 용이하다. 탄소에 결합할 수소가 부족하면 불포화지방산이다. 구조상 불안정하기 때문에 잘 굳지 않으며,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로 존재한다. 쉽게 상하기 쉬우며 열-압력을 가했을 때 잘 변성된다.

 

포화지방산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혈액순환, 혈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서 동맥경화, 협심증,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잘 굳는 포화지방산이 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불포화지방산은 대체로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있다. 불포화지방은 다시 다가 불포화지방산과 단가 불포화지방산으로 분류된다. 다가 불포화지방산에는 오메가 3, 오메가 6의 두 종류가 있다. 요즘 들어 많이 팔리는 어유(생선기름)캡슐은 오메가 3를 많이 함유해서 인기가 높다. 오메가 6는 참기름, 들기름, 해바라기 씨, 옥수수기름 등에 많이 들어있다. 단가 불포화지방산은 올리브기름, 땅콩기름, 카놀라유 등에 많이 들어있다.

 

몸에 필요한 지방, 왜 혐오의 대상이 되었나?

 

모든 지방이 몸이 안 좋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은 돼지고기, 소고기로 대표되는 붉은색 육류를 단백질 공급으로 자주 섭취하면서부터다. 붉은 색을 띄는 육류는 포화지방을 함께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유해하다고 설명을 해야 되는데, 포화지방을 멀리하려다 보니 다른 종류의 지방까지 싸잡아 나쁜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사실 지방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에서도 지방은 큰 역할을 한다. 지방은 우리 몸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세포의 막을 구성하는 물질이다. 지방이 없으면 세포를 구성할 수가 없다. 또한 지용성비타민을 운반하는 한편, 일부 호르몬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지방이 3대 필수영양소로 불리는 것은 이유가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방 모두가 나쁜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산이 나쁜 것이다. 포화지방산은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LDL)의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LDL의 수치가 올라가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협심증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불포화지방산이 좋은 지방이라 불리는 것은 좋은 콜레스테롤(HDL)의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HDL은 몸속의 혈관에서 간으로 나쁜 물질을 보내서 해독을 시키게 만든다. 혈관을 깨끗이 청소해주는 셈이다.

 

주의해야할 점도 있다. 이로운 지방이라도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 나쁘다. 지방은 1g9kcal를 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강력한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 단백질이 1그램당 4kcal의 열량을 지닌 것에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건강에 이롭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중증가의 원인이 되며, 기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 트랜스 지방은?

 

지방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포화지방에 이어 또 다른 문제아로 등장한 것이 트랜스 지방이다. 사실 트랜스 지방은 불포화지방에서 나온 것으로, 불포화지방에서 나왔다고 하면 '몸에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LDL수치를 높이고 HDL 수치를 낮춰 심혈관계 질병 유병율을 급격하게 높이는 등 포화지방과 해로움에서는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포화지방에 비해 2배 이상 해롭다는 주장도 있다.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불포화지방에 수소를 첨가해서 압력과 열을 가해서 인공적으로 포화지방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불포화지방이 상하기 쉽고 요리를 할 때 포화지방과 같은 감칠 맛이 나지 않아 고심한 결과이다. 불포화지방으로 포화지방을 만들었기 때문에 포화지방의 해로운 점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사실 전혀 차이가 없었다.

 

트랜스지방은 마가린, 쇼트닝에 많이 들어있으며 빵류, 과자류, 감자튀김, 치킨, 팝콘을 비롯해 패스트푸드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바삭바삭한 식감과 함께 감칠맛을 내는 용도로 사용된다. 혀를 즐겁게 해주는 물질이지만 몸의 면역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며,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등 될 수 있으면 섭취하지 말아야한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